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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고는 결과보다 과정에 문제가 있다”
  • 차상은
  • 2025-09-15 15: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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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결과보다 과정에 문제가 있다  


                   차상은,  엔지니어, 인체공학자(PhD, PE), 휴먼에러/안전 칼럼니스트, TBC 스마트안전교육원 전문위원(객원교수), 컨설턴트(산업보건, 인체공학)

 

사고 예방 관련 선행 지표(Leading indicators)는 사고 발생 이전의 예방 활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의 효과를 측정하며 ‘실시된 안전교육 세션수(Number of safety training sessions conducted)’, ‘안전교육을 이수한 직원의 비율(percentage of employees who have completed safety training)’, ‘안전 감사 완료율(Safety audit completion rate)’, ‘아차사고(근접오류) 보고 건수(near-miss incidents reported)’, ‘장비 유지보수 및 점검 일정(Equipment maintenance & inspection schedules)’, ‘작업환경측정 및 건강진단 실적’, MSDS작성 및 관리’, ‘작업환경 개선 투자’, ‘생산공정 연계 작업절차서(매뉴얼) 작성’, ‘안전관련 지침 준수율’, 등이며, 반면 후행 지표(Lagging indicators)는 사고 발생 이후의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안전보건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 사용하고 ‘총 재해 발생율(TCIR, total case incident rate)’, ‘총 기록 가능한 재해율(TRIR, total recordable incident rate)’, ‘근로시간 손실 부상 빈도율(LTIFR, lost-time injury frequency rate)’, ‘업무 관련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한 손실일수(Number of days lost due to work-related injuries or illness)’ 등이 있다. 두 지표 모두 사고 예방과 안전관리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후행지수는 과거를 보는 거울이다(rear-view mirror). 선행지수는 미래를 보며(road ahead) 예측 가능하고, 수정 가능하고, 예방 가능해야 한다. 어느 누군가가 언급하였듯이 ‘어디로 가는지 알기 위해서는 어디에 갔는지 알아야 한다(You don’t know where you’re going until you know where you’ve been)’는 표현에 공감하며, 사고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문제를 들여다보고 답을 찾아가는 것이 효과적이고 예방 효율이 더 높아진다.  

 

 최근 우리 나라의 직업병 및 작업관련성질환 발생 중에서 가장 높은 빈도는 근골격계질환이다. 2024년 미국 병원 간호사의 손상질환 발생에서도 근골격계질환(MSDs, musculoskeletal disorders)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업관련 근골격계질환 발생에 따른 관리대책으로 공학적 대안은 문제 공정 제거 또는 장비/설비 개선 등이며, 행정관리적 대안으로 업무순환, 일정 변경, 작업지도(코칭) 등이며, 마지막 수단으로 보호장구의 활용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좀 더 세세하게 질환 발생의 3대 원인인 ‘불편한 작업자세’, ‘힘 과부하’ 및 ‘빈도 과부하(장시간 작업 포함)’의 경우 공학적 대안의 적용은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행정관리적 방안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기는 쉽지는 않다.

 

미국 인체공학 컨설팅 전문회사 ‘Humanteck’ 보고서에 따르면, 작업관련 근골격계질환의 위험성 감소를 위한 비용효과 측면에서 ‘근로자의 행동 개선’ 대안은 20% 이하의 효과, ‘노출시간의 감소’ 대안은 20~40% 효과, ‘노출 수준의 감소’ 대안은 40~60% 효과, 노출 조건 또는 상태를 제거하는 것은 60~100%의 비용 효과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반대로 사고의 경우를 들여다보자. 경기도 포천의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KF-16전투기의 오폭 사고 관련 중간조사 결과의 언론보도를 인용하면, 먼저 결과보다 훈련 과정에 충실하여 보면, 2025년 3월 5일 ‘비행준비단계’에서 전투기 조종사의 표적 포함 경로좌표 소통과정에서 1번기 조종사는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비행임무계획장비(JMPS)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입력 에러가 있었으며, 프린터 작동 오류로 총 14개 좌표 입력 후 프린트하여 정확한지 확인하는 절차도 생략되었다. 여기서 에러는 시작되었고 확인과정이 누락되고 그 과정은 계속 이어져 갔다.

 

3월 6일 ‘이륙 전 점검 단계’에서도 잘못된 좌표가 포함된 데이터를 비행자료전송장치(DTC)에 저장했으나 2번기 DTC의 장비 오류로 인해 데이터 저장 오류가 있었고, 2번기 조종사가 조종석 내에서 수동으로 정확한 표적좌표 입력(2번기에만 올바른 좌표 입력된 상황) 후 다시 당일 ‘이륙 전 최종 점검단계’에서 1,2번기가 경로와 표적 좌표를 재확인했으나 1번기 조종사는 좌표 오류 미인식 상태로 있었다. 최종적으로 ‘이륙 후 비행단계’에서 1번기 조종사가 비행경로와 표적 지역 지형이 사전 훈련 때와는 약간 다르다고 느꼈으나 임무를 강행하였고, 정해진 탄착시각을 맞추기 위해 표적을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최종공격통제관(JTAC)에게 표적 확인 통보 후 폭탄을 투하하였다. 2번기 조종사도 정확한 표적 좌표를 입력했으나 밀집대형 유지에 집중하여 표적 좌표가 벗어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1번기 지시에 따라서 동시에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전투기의 훈련 전과정을 한단어로 요약하면 잠재 에러와 실행 에러 모두를 범하였으며, 업무 수행과정은 불완전(Incomplete), 부적절(Inappropriate), 불이행(Missed)의 연속과정으로 오폭 사고가 날수 밖에 없는 과정을 거쳐가고 있었다. 며칠 전 또 다른 휴먼에러 사고가 터졌다. 6월 11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훈련 중인 KF-16전투기에서 사고가 발생하였다. 알래스카에서 열린 다국적 공중 연합훈련 도중 국내 전투기 3대가 이륙하기 위해 주기장에서 이동하여 이륙하기 위해 1번 전투기가 주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잘못 접어들어 이륙에 성공하였고 2번기가 똑같이 유도로로 접어들어 이동시 미국 공군 관제탑에서 2번기에 이륙 취소를 지시하였지만 2번기는 정지거리 부족으로 비상탈출 하였고 유도로 끝단을 지나쳐 풀밭에 멈췄으나 전투기는 화재가 발생하였다. 3번기는 아예 이륙을 취소하여 사고를 면했다. 4월 18일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비행훈련 중 기관총과 연료탱크 등 무장을 지상으로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관총 2정과 12.7㎜ 실탄 총 500발, 연료통 2개가 지상으로 떨어졌는데, 다행히 산악 지역이어서 민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는 조종사가 히터 풍량을 조절하려다 버튼을 잘못 눌러 발생했다. 올해 들어 공군에서 연속적으로 3건의 사고가 발생하였고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공군은 통렬한 반성과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를 통해 유사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 약속은 공허하게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전투기의 화제와 민가의 피해가 두려운 현실로 와 있다.

사고의 결과보다 과정의 문제가 있고 과정에서 많은 에러(부정확, 부적절, 생략)가 나타나고 있다. 휴먼에러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단순히 인간의 업무수행 (Performance)의 관점에서 숙련-기반 행동, 규칙-기반 행동, 교육-기반 행동의 관점에서 신규직원 또는 신입직원의 경우와 중간급과 숙련된 직원의 사례로 비교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 에러를 고려하면 독일 지멘스사의 경우 숙련-기반 에러율은 만 건당 1건, 규칙-기반 에러율은 100건당 1건 그리고 지식-기반 에러율은 2건에 1건 또는 10건에 1건의 발생 비율을 제시하였다. 반대로 미국 CHI 성 요셉 병원의 경우 숙련-기반 에러율은 0.3%, 규칙-기반 에러율은 1%, 지식-기반 에러율은 30~60%로 나타내었다. 통상적으로 제조업의 경우 숙련-기반 에러율 25%, 규칙-기반 에러율 60%, 지식-기반 에러율15% 경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럼 여기서 한국 공군의 조종사 관련 사고율과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최신 전투기를 조종하는 장교는 경험 낮은 조종사가 아니 비행경력을 많이 쌓은 꽤나 유능한 장교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오폭 투하, 버튼 조작 실수, 이륙 전 활주로 오인 사고 등의 유발 원인은 어디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하는지?

미국 에너지부 발간 “인간행동 개선 핸드북”의 인적행동 원리 첫 번째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경험 많은 전문가도 실수를 한다’가 그 답인가?

       

                                           선행지수와 후행지수 연계성      < *출처 : VelocityEHS, An Overview of ISO 45001, 2023. >

 

 

 

          ( 이 칼럼 원고는  월간 '안전세계'에  투고 및 게재된 칼럼 원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