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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처음부터 바르게 해야 한다.”? Do it right the first time.
  • 차상은
  • 2025-07-16 11: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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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바르게 해야 한다.”  Do it right the first time.


                                       차상은,    엔지니어, 인체공학자(PhD, PE), 휴먼에러/안전 칼럼니스트

                                                                   TBC 스마트안전교육원 전문위원(객원교수)

 

“Do it right the first time”(DIRFT). 무결함(ZD, Zero Defects) 개념을 창안한 품질혁명에 새 지평을 연 Philip B. Crosby 박사의 명언이다. 특히 1979년 전 세계 품질혁명을 유도했던 「품질은 무료(Quality is Free)」라는 저서는 15개 언어로 번역되어 2백50만 부가 팔렸다.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겨울 계절을 보내면서 비싼 보약보다 더 몸에 좋은 약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따뜻한 물 한 잔'이 좋다는 기사를 접하며 실제로 아침에 따뜻한 물을 마시면 몸의 체온이 올라가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배변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제조 관련 생산현장에서 품질의 무결함은 매우 주요한 과제이며 공정의 핵심이다. 생산과 품질의 모든 과정에서 우선시해야 하는 과제가 매우 많겠지만, 필자는 크로스비 박사의 지론에 크게 공감하며, 이를 모든 일터 시설과 장비, 생산공정 그리고 노동자들에게도 필요한 과제이며 가치와 신념으로 사고 예방에 선행하는 기업 안전문화에 적극적 도입과 구축에 도움이 되기를 또한 희망한다.

 

우리말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만 일단 시작하면 끝을 맺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뜻의 속담입니다. 누구에게나 모든 것의 시작은 어렵지만, 용기와 자신감만 있으면 그 어떤 일도 과감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생산현장의 일터 사고 예방의 관점에서 보면 시작이 반이 되도록 시작부터 올바르게 생각하고, 준비하고 공감하며 시작함을 여기서는 지적하고 싶다. 사고의 결과를 돌이켜보면 시작부터 뭔가 문제를 안고 있으며 시작과 그 과정에는 분명 휴먼에러가 개입되어 있고, 거기에는 실수나 착각으로 인한 과실보다는 의도적 과실의 생각과 행동으로 실행된 위반(Violation)이 함께하고 있다. 품질의 완성은 예방이 우선이며 시작부터 올바르게 설계하고, 공정한 과정은 거치면 그 품질의 결과는 좋아지며 소비자의 평가는 높아질 것이다. 안전도 예방이 우선이다. 처음부터 올바르게 해야 한다. 약한 신호(weak signal)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하는 것이 사소한 실수, 실패, 징후, 증상의 악화를 발견하고 차단하고 개선할 기회를 만들어 간다.

 

2022년 1월 광주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16개 층이 도미노처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도급순위 9위의 건설사가 시공하고 있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부실시공과 취약구조를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였다. 사고 현장에서는 레일 일체형 시스템(RCS·Rail Climbing System) 공법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고, RCS는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틀(갱폼)을 유압으로 올리는 자동화 방식(시스템 폼)이다. 시스템 폼은 3개 층에 걸쳐 설치되는데, 하층 2개 층이 갱폼의 무게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공법은 비용을 절감하고 공정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설비 자체가 무거운 탓에 대형 사고 발생 우려가 크다는 단점 등으로 이런 이유 탓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작업자는 사전 기술과 안전교육을 받을 것’, ‘설치 전 콘크리트 강도 등을 확인할 것’, ‘바람의 영향 최소화할 것’ 등을 구체적인 안전 지침으로 규정했다고 한다.

 

  국토부 중앙건설사고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데크플레이트 지지용 콘크리트가벽 임의 설치로 인한 집중하중의 발생, 둘째, 콘크리트 시공품질관리 부실에 의한 구조체 강성미달, 셋째, 시공관리, 감리기능이 작동되지 못한 공사관리 부실 등으로 결론지었다. 시작부터 초기 설계와 공정을 벗어나 바르지 못하였고 과정은 부실과 불법으로 품질은 떨어지고, 연계하여 시공관리와 감리기능의 부실은 곧 인재이며, 휴먼에러의 원인 제공이 곧 붕괴의  단추가 된 것이다.

 

   2014년 4월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월호 사고로 300명이 넘는 희생자를 잃은 당시의 사고 과정에 대한 언론 보도를 참고하면,

첫째,  세월호 선장은 원래 선장이 휴가 간 사이에 임시 고용된 대타 선장이며, 항로가 위험한 맹골수도에서 운항 지휘를 한 것은 입사 6개월 차 신참 항해사였다.

둘째,  맹골수도 해역에서 조타기가 이상 작동하였고 선박의 기계적 결함인 선체 결함을 안고 있었다.

셋째,  사고 발생 시 일등 항해사는 배의 우측, 이등 항해사는 좌측을 맡아 탈출 지휘를 하고 조타수와 기관사는 배 양쪽의 구명정을 투하하도록 매뉴얼에 명시돼 있지만 철저히 무시됐다.

         승객들의 탈출 과정에  팬티차림의 선장도 목격되었다. 선장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넷째, 사고 원인 중 유력하게 거론되는 게 급선회(과잉회전)에 따른 화물의 쏠림으로 하역 과정에서 과적 화물이 제대로 묶이지 않은 채 실렸고,

        배가 무리하게 회전하는 과정에서 이들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침몰을 유발했다는 주장이 여러 승무원과 화물기사들의 증언을 통해 속속 확인되었다.

다섯째, 세월호는 노후선박으로 1994년 일본에서 건조됐고, 18년간 사용 후 한국에 매각됐으며, 이후 증축을 통해 승선정원이 804명에서 921명으로,

        무게는 6586t에서 6825t으로 239t이 각각 늘어 선박의 선미 부분 증축으로 무게 중심이 높아져 침몰 직전 급선회 과정에서 선체균형이 무너진 요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여섯째, 사고 후 선장과 해난구조의 초동대처 미흡과 선원에 대한 안전교육의 소홀을 지적했다.

 

  국가적 재난임에도 컨트롤타워는 부처간 의견은 엇박자 일쑤였고 비상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졌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크며, 배가 이미 기울기 시작한 뒤에야 조난 신고가 됐고,

경보를 발령한 뒤에도 구조작업은 만시지탄에 그쳤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 해운은 10일마다 소화 훈련과 인명 구조, 퇴선, 방수 등 해상 인명 안전 훈련을, 3개월마다 비상 조타 훈련을, 6개월마다 충돌, 좌초, 추진기관 고장, 악천후 대비 등 선체 손상 대처 훈련과 함께 해상 추락 훈련을 하도록 돼 있지만 언론보도에서 말 뿐이었다고 한다. 시작부터 선사의 노후선박 구매에 수입 증대를 위한 무리한 선박 개조 증축과 고박 불량 등 모든 것이 바르지 못하였고, 과정은 책임감 낮은 대타 선장과 경험 미숙 항해사의 위험 항로에 투입은 운항 부적격의 요건을 갖춘 곧 이는 인재이며, 사고의 원인 추론에서 소위 말하는 세월호 운항의 품질은 ‘불안전한 상태’와 ‘불안전한 행동’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 침몰 사고 원인 제공의 스모킹 건이 된 것이다.

 

  크로스비 박사는 ‘품질경영은 결함 예방에 모든 경영조치를 집중시키는 것이며, 고객 공급자와 종업원을 만족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라고 과거 한국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품질경영과 사고 예방은 목적은 다르지만 동일한 공간과 장소에서 함께하는 과제이며 기업의 목표이다. 또한 ‘품질은 하키가 아니라 발레와 같다’라고도 하였다. ‘품질은 하키 경기와 같이 즉흥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상대방 선수와 공방전을 벌이나 경기가 종료되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품질은 발레처럼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훈련을 거듭하여 조화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룰 때 관중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품질은 곧 안전과 융합적인 요소이며 함께할 과제로 기차 철로처럼 때로는 기업 발전의 Good to Great 병행 과제에 절대 필요한 것이다.

 

   BASF사의 안전에 대한 철학 9가지 중에서 ‘모든 사고는 예방이 가능하다’,  ‘안전한 일터는 근로자의 고용 조건이다’ 그리고 ‘모든 공정 운영의 노출 조건은 관리가 가능하다’ 등의 요소가 있다.  바스프사에서 보는 안전 철학의 중심은 곧 출발부터 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크로스비 박사는 품질개념의 완벽성 실현을 위해 3가지 목적을 제시하였다. 첫째, 근로자들로 하여금 성공토록 한다. 둘째, 공급자로 하여금 성공토록 한다. 셋째, 고객들로 하여금 성공토록 한다.

 

 일터의 사고예방과 산업평화는 역시나 근로자, 공급자, 고객의 만족을  더 크게 하고 기업 발전의 반석(Petra)이 될 수도 있다.

 

 

                                                                                                                        <상기 게재 원고는 월간 '안전세계'에  투고 및 게재된  칼럼 자료입니다>